베지밀

[독후감] 호질 - 박지원 본문

사물함/~2019

[독후감] 호질 - 박지원

vegimil 2018. 3. 9. 00:17



예전에 연암 박지원의 소설집을 읽었는데, 그때 가장 인상 깊었던 소설이 바로 호질과 허생전이었다. 그런데 이번에 국어 수행평가로 호질이 주어져서 다시 한 번 읽게 되었다.

호질은 한 호랑이가 부패한 선비인 북곽 선생을 만나 양반들을 비판하는 내용이다. 북곽 선생은 사람들에게 존경받는 선비인데, 사실 북곽 선생은 절개를 지키는 과부로 알려진 동리자와 몰래 만나고 있었다. 동리자와 북곽 선생 모두 겉으로는 절개를 지키고 덕이 높아 보이지만 위선적이고 이중인격을 가진 사람들인 것이다. 동리자의 아들들에게서 도망쳐 나오는 길에 호랑이를 만난 북곽 선생은 목숨을 건지기 위해 무릎을 꿇고 호랑이에게 아첨하지만 호랑이는 이러한 이중인격적인 선생의 태도를 꾸짖는다. 북곽 선생이 호랑이에게 머리를 조아리고 있다가 아침이 되자 호랑이는 온데간데없고 밭을 갈러 나온 농부들이 보이자 북곽 선생은 하늘과 땅에 겸손하게 절을 하는 거라며 줄행랑을 쳤다.

호질에서는 겉치레에 집중하고 이중인격을 가졌으며 관념적인 양반들의 모습을 풍자하고 있는데, 요즘도 겉으로는 정직하고 깨끗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속내는 진흙탕인 사람들이 많다. 박지원은 지금으로부터 몇 백 년 전 사람이지만 이 소설에서 주는 교훈만큼은 현대에도 통하는 것 같다. 호랑이가 정말 사람보다 성품이 뛰어나고 도덕적인 동물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딜 가나 위선적이고 권위적인 사람들은 존재한다는 것을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