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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사평역 - 임철우

vegimil 2017. 10. 21. 00:20

   사평역이라는 소설은 곽재구의 시 사평역에서에 작가의 상상력을 더해 지어진 소설이다. 처음에 사평역이라는 소설을 읽었을 때, 별다른 주인공도 없고 사건이 있다가 보다 누군가가 관찰하는 느낌이라서 되게 신선했다.

눈 내리는 어느 날, 사평역이라는 시골의 간이역에서 30분 동안 오지 않는 막차를 기다리며 역장은 대합실을 둘러보았다. 대합실에는 병원에 가려는 아버지와 농부, 갓 출소한 사내, 퇴학당한 청년, 뚱뚱한 여자, 술집 작부, 행상꾼인 아낙네들, 미친 여자 등 아홉 명의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은 막차를 기다리는 동안 톱밥 난로의 불빛을 바라보며 각자의 고된 삶을 회상하고 있었다. 중년의 사내는 교도소에 같이 있던 허 씨의 부탁으로 그의 어머니를 찾으러 왔으나, 이미 죽은 지 5년이 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청년은 집안의 희망이었기 때문에 가족들에게 퇴학당했다는 말을 차마 하지 못한다. 서울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뚱뚱한 여자는 주방에서 일하다 돈을 훔쳐 달아난 사평댁을 찾으러 왔는데, 남편이 죽어서 아이들을 챙기러 내려온 사평댁에게 오히려 지니고 있던 돈을 다 주고 오는 길이었다. 결국 열차는 두 시간이 지나서야 도착했다. 승객들은 완행 열차에 올라탔고, 역 안에는 미친 여자가 난로 옆에서 자고 있었다. 역장은 자고 있는 미친 여자를 보며 난로에 톱밥을 더 부어주기 위해 사무실로 돌아간다.

사평역이라는 소설에 나오는 사람들은 제각기 아픔을 가지고 살아간다. 열차에 올라타며 각자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참 힘들어 보였다. 소설의 창작 당시 사회 상황이 사평역의 등장인물들에게서 고스란히 묻어나오는 것 같다. 이 소설에서 굵직하고 큰 사건은 없지만 다 읽고 나니 마음이 차분하고 먹먹해지는 느낌이었다.



사평역.hw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