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지밀
[독후감] 착한에너지 나쁜에너지 다른에너지 - 에너지 기후 정책 연구소 본문
인류는 불의 이용을 시작으로 새로운 에너지를 개발하고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왔다. 산업혁명 이후 석유, 석탄, 천연가스와 같은 화석 에너지의 사용이 급증하면서 문명은 빠르게 발전했고 현재 우리는 석유 없이는 살 수 없는 세상에 살고 있다.
석유는 한 방울도 안 나면서 석유 소비량은 세계 7위인 나라. 바로 옆에서 핵발전소 사고가 났음에도 핵발전소는 잘만 돌리는 그런 나라. 자동차-석유-도로의 삼각 카르텔에 갇혀 지탱 불가능한 사회로 나아가는 나라. 바로 대한민국이다. 자원부족 때문에 수출로 먹고 살아야 하는 특성상, 대한민국의 경제구조는 에너지를 과소비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위에서 언급한 삼각 카르텔 구조는 에너지 위기를 심화하고 있으며, 국민 대부분이 에너지 중독을 회피할 수 없는, 강요된 선택에 사로잡히게 되는 것이다. 복지측면에서 봐도 문제가 있는 것은 마찬가지다. 정부가 10대 기업에게 전기 요금 혜택을 주는 사실은 에너지 복지의 안타까운 측면으로 작용한다. 이것만 없애도 에너지 빈곤층 130만 가구에게 전기와 가스를 무상으로 공급할 수 있다. 이처럼 에너지 의존도가 매우 높은 대한민국이 지속 가능한 에너지로의 전환을 성공할 수 있을까?
저자가 제시한 탈핵-에너지 전환의 방법은 중앙 집중형 대규모 에너지 체제를 지역 분산형 소규모 에너지 체제로 바꾸는 것이다. 또한 에너지 정책의 결정 권한을 중앙 정부에서 지방 정부로 이전하고, 정책 결정에 있어서 민주성과 국민 참여성을 높이라고 한다.
나는 평소에 비핵화에 관심이 없고 전기 절약도 지구를 지킨다기보다 전기세에 초점을 맞춰왔다. 그러나 우리나라가 마약처럼 ‘에너지 중독’이라는 구절에서 머리가 띵 했다. 생각해보니 석유 없이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책을 읽으며 착한 에너지를 사용하기 위해 노력해야한다는 걸 보고 당장 엄마한테 집에 태양발전기를 설치해달라고 했다. 돌아오는 대답은 당연히 No 였다. 아마 엄마와 옆에서 비웃던 내 동생은 태양에너지의 사용이 전기세와 가스 요금을 줄이기 위한 방법이라는 사실을 모를 것이다. 우리 가족과 더불어 내 친구들 중에서도 모르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물론 알더라도 이 책을 읽으면 새로운 관점에서 에너지를 바라볼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을 꼭 추천해주고 싶다.